저주받은 독일 U보트


 




 


UB-65는 1917년 8월 18일 취역한 UB III형 잠수함으로 길이 55.83m에 647톤의 배수량을 지닌 녀석이었어요. 함장으로는 마틴 셸레가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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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건조 단계부터 사고가 잦았어요. 함부르크에서 작업중 대들보가 낙하하여 직공 한 명이 즉사하고 다른 한 명이 중상,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곧이어 사망했죠.

 

 

 

이후 엔진 시험에서 배기구가 오작동해 엔진실로 일산화탄소가 유입되면서 세 명이 또 사망.

 

 

 

그 후 발트해에서 처녀항해중 선원 한 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었고, 잠항 시험 중 밸러스트에 금이 가 그대로 착저하여, 배터리가 해수와 접촉하며 나온 유독가스까지 발생해요. 12시간의 사투 끝에 UB-65는 아슬아슬하게 다시 물 위로 올라올 수 있었으나 두 명이 중독되어 사망.

 

안그래도 잠수함 생활 해먹기 뭐 같은데 일어나는 일이 죄다 재수가 없으니 사기는 바닥이었지만 결국 어찌어찌 출항을 하게 됬는데

 

 

도크에서 준비를 하던 도중 선수에서 원인 불명의 이유로 어뢰 탄두가 폭발, 근처에서 감독하던 1WO (부함장)과 수병 넷을 즉사시키고 다른 8명에게 중상을 입혀요.

 

일단 비숙련병이 신관을 잘못 건드렸다고 추정되나 진실은 저 너머에. 

 

 

 

기억해 두세요

여기서 죽은 부함장이 원흉 중 하나니까

 

 

 

 

 

몇일 후 배도 수리중이겠다 장교실에서 노닥거리던 함장 셸레에게 수병 하나가 공포에 질린 채 튀어와 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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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함장이-갑판에 있습니다, 함장님! 저기 위에요! 제가 봤다구요!" 

 

 

 

 

셸레는 이 수병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계속 진짜라고 주장하자 마지못해 나가봤지만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런데 함교 뒤에 누가 있길래 보니 평소엔 믿음직하던 선원 페터슨이 겁에 질린 채 얼굴이 새하얘져 있던 거예요. 그는 동료의 말에 맞장구치며 죽은 부함장이 갱도를 올라와 팔짱을 낀 채 갑판에 서 있었다고 주장했어요.

결국 페터슨은 탈영.

 

셸레는 강려크한 모랄빵의 기운을 느꼈지만 전투에 임해 성과를 거두고 위험에 같이 처하다 보면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하고 첫 출항에 나섰으나 허탕을 쳐요.

 

 

그 후 두 번째 출항에서는 도버해협을 지나며 피말리게 눈치싸움도 하고, 스웨덴 범선과 영국 포함 HMS Arbutus와 증기선 둘을 격침시키며 그럭저럭 사기를 올리는데 성공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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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밤 악천후 속에서 견시가 갑판 위의 인영을 보고 동료가 나간 줄 알고 위험하다고 불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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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영이 뒤돌아보자 보인 얼굴은 죽은 부함장이었어요.

 

 

견시는 공포에 함장보고 올라와 보라고 소리쳤으나 그 형상은 파도가 배 위를 휩씀과 동시에 사라졌어요.

 

 

 

 

 

그 이후로도 어뢰병 하나가 공포에 투신자살하고, 그 직후에 포병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데다가 어뢰실에 낯선 얼굴이 있다는 목격담은 물론 2월에는 정박한 항구가 폭격당하던 도중 승선하려던 장교 한 명이 폭탄 파편에 목 위가 없어져(...) 시체를 끌고 들어왔는데 무심코 돌아봤더니 부함장이 시체 곁에 서 있었다 같은 이야기도 돌아 모랄이 빵이 되다 못해 음수가 될 지경에 이르러요.

 

 

 

그 갑판귀신 사건 이후로 아무도 밤에 함교로 가려고 하지를 않아서 색적이 몹시 불편했으나 함장 셸레는 근성으로 2월부터 5월까지 세 달간 다섯 척을 더 격침시켜요.

 

결국 하도 이야기가 도니까 엑소시즘 의식에 승무원 대다수가 교체됬어요. 함장 셸레는 그대로.

 

상부가 이런 이야기를 믿을 리는 없고, 단순히 전쟁 스트레스로 인한 환각 정도로 치부했어요. 그 이외에도 루시타니아의 승객 유령들이 유보트들의 선체를 두드린다는 '루시타니아가 기다린다' 같은 괴담도 동대에 돌고 있었으니까요.

 

 

 

 

 

 

 

그 이후 UB-65는 1918년 7월 2일 6번째이자 마지막 출항을 했어요. UB-65는 7월 10일 오후 아일랜드 패스트넷 록 남쪽 15마일 지점에서 함장 포함 전 승무원 37명과 함께 침몰했는데,

 

 

그 날 미국 잠수함 L-2 (영국 L급 잠수함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AL-2라고 칭해졌음) 가 그 지점을 지나던 중 1-2마일 너머의 부이같이 생긴 물체를 발견하고 접근하여 잠망경을 확인해요. 어뢰 공격을 하러 접근하던 중 급작스레 80야드 거리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깜짝 놀란 L-2는 긴급잠항을 하죠.

 

 

 

몇분 후 L-2의 청음관이 두 척의 잠수함을 보고했는데

 

하나는 가까이에서 고속을 내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멀리서 저속운행중이었어요. 약 20분 후 고속 목표는 침묵해 다시는 소리를 내지 않았고, 또 20분 후 다른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저속 목표가 ㅡ ㅡ ㅡ ● 라는, 뭔 뜻인지 알 수 없는 모스신호를 내는 것을 감지했어요.

 

 

 

L-2의 함장이던 포스터는 방금 폭발로 손상받은 독일 잠수함이 부상하지 못하고 침몰한 것이라 판단하고 이탈해 보고했는데

 

육상 스태프로부터 그가 잠수함과 조우하기 한 시간 전 두 척의 유보트가 교신을 하고 있었다는 말을 들어요. 그리고 그날 자정 그 나머지 유보트가 UB-65의 침몰을 보고했는데

 

 

 

 

 

당시 그 해역에 있던 독일 잠수함은 UB-65 단 한척 뿐이었어요.

 

 

 

 

독일은 그 신호의 장본인을 U-92라고 추정했으나 동시각 U-92는 손상을 입은 채 현장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기어오고 있던 중이었고

 

 

더욱이 7월 4일 영국 잠수함 G-6이 자신을 향해 어뢰 두 발을 발사했으나 빗나갔다는 보고 이후로 UB-65로부터 보고가 끊겨서 원인 추정도 불가. 

 

 

일단 영국이나 독일은 UB-65가 먼저 L-2를 발견하고 어뢰를 발사했으나 원형항주 혹은 조기폭발로 자기 어뢰에 피격되어 침몰했고, L-2가 접촉한 그 느린 소리는 해류의 소리였으며, 모스신호는 해저 100m 부근에 착저한 UB-65가 내보낸 단말마라고 단정지었어요. 그 이외에도 기뢰설도 있긴 했지만. 

 

 

 

 

이 아래는 Norman Friedman, US Submarines through 1945: An Illustrated Design History. Annapolis, Maryland: US Naval Institute Press, 1995 153쪽에서 발췌한 L-2의 기록

 

'AL-2의 견시가 좌현 전방에 잠망경 발견. 어뢰 사격 준비 후 접근. 갑자기 80 야드 부근에서 폭발. 긴급잠항. 

 

빠른 스크류 회전음과 다른 방향으로부터 통상적인 독일 수중 신호 감지. 프로펠러 소음은 손상된 잠수함이 부상하기 위한 시도로 생각됨. 자기 어뢰에 피격됬을 수도, 기뢰를 건드렸을 가능성도 있음. 두 척의 잠수함 확인. 신호에 응답해 봤으나 응답 없음.'

 

 

잔해나 기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2003년 패드스토의 탐색팀이 UB-65를 발견해 조사했는데

선체는 폭발의 흔적 없이 양호한 상태였으며 전투로 인한 손상도 관측되지 않았어요. 

 

 

이 일로 인해 UB-65이 왜 침몰했는지

어째서 이틀만에 보고가 끊겼는지

그리고 UB-65와 교신하고 그 최후를 보고한 그 한 척의 잠수함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는 현재까지도 미지수예요.







US Naval Institute Proceedings magazine, Mar 90, 163-165




개드립 - [BGM] 저주받은 독일 유보트 ( http://www.dogdrip.net/82356820 )